2020년 2월 4일 In 칼럼

[AI 전문가에게 듣는다] ② 인공신경망과 로봇의 결합, 그 흥미로운 미래를 말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화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삼성전자는 서울, 미국 실리콘벨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 7개 지역에 AI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AI는 과연 어떤 기술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까? 삼성전자 뉴스룸이 세계의 삼성리서치 AI센터 리더들에게 그들이 생각하는 기술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1]과 로봇 기술의 결합은 ‘스마트폰 혁명’ 이상으로 우리 일상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삼성리서치(삼성전자 세트부문 선행 연구개발 조직) 세바스찬 승(Sebastian Seung) 부사장은 뇌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AI) 분야의 최고 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승 부사장은 인공신경망의 다양한 적용 분야 중 로봇 기술 연구개발(R&D)과 연계하여 향후 로봇의 발전·대중화에 대한 흥미진진한 구상을 전했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AI 전문가에게 듣는다> 시리즈 두 번째로,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승 부사장을 만나 AI와 로봇, 그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인공신경망 방식의 딥러닝 기술 적용연구 한창

승 부사장이 말하는 인공신경망이란 무엇일까. 인공신경망은 인간 두뇌의 정보 처리 과정에 대한 수학적 모델 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승 부사장은 “현재 컴퓨터 비전의 대표적 접근 방법인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인간의 눈과 시신경 구조를 모방해 만든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이라며, “이는 1960년대 노벨상 수상의 배경이 된 신경과학 연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 부사장이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진행한 인공신경망 연구는 대뇌 피질(cortex)의 신경세포 구조와 작동 기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인간 뇌가 어떻게 스스로 학습하는지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자율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을 구현하기 위한 연구에 힘 쏟고 있다”고 밝혔다.

자연스레 관심은 승 부사장의 전문 분야인 인공신경망과 최근 화두인 로봇과의 결합에 쏠린다.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제조라인의 로봇 팔, 물류센터의 운송 로봇 등 인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현재의 로봇 기술에 대한 승 부사장의 진단은 어떨까.

승 부사장은 가사용 로봇을 예로 들며, “집안에서 물건을 들어서 치울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일단 로봇에 컴퓨터 비전을 더해 앞에 있는 물건들을 볼 수 있게 해야 하고, 일종의 두뇌를 더해 집 안에 있는 물건들이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치워야 하는지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로봇이 이와 같은 인지 능력을 갖추기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로봇이 인간처럼 두뇌 활동을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까지 하진 못한다는 것.

승 부사장은 “AI 기술 가운데 딥러닝은 인간이 로봇에게 일일이 명령을 내리는 과거 방식과 달리, 로봇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면서 스스로 인지능력을 갖춰가는 형태”라며 “인간의 신경망을 본따 학습한다고 해서 인공신경망 방식의 딥러닝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홈 오토메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이 지금보다 더욱 섬세한 과제를 수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인공신경망과 딥러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응용 분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리서치 세바스찬 승 부사장

20~30년 뒤 ‘로봇 대중화’ 예상

앞으로 펼쳐질 로봇의 미래를 예측해달라는 질문에 승 부사장은 “‘스마트폰 혁명’이 우리의 삶에 커다란 전환을 가져온 것처럼 20~30년 뒤면 로봇 덕분에 인간이 수행하는 집안일이나 업무의 지형이 송두리째 바뀔 것”이라면서 “매년 수십 억대에 달하는 스마트폰이 판매되듯 로봇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승 부사장은 AI 기반의 홈 오토메이션과 자율주행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이나 집안일을 척척 처리해 줄 로봇이 내년에 출시될지 혹은 몇 년이 더 걸릴지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삼성이 이러한 진화를 이끄는 중심이 되어, 이 여정을 함께 해나갈 것이고 이를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 부사장은 또 “AI는 과학적 발견과 발전을 가속화 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재료 공학, 화학 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초과학 분야에서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AI가 기술의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과학의 발전에 활용돼 기술의 진보를 한층 앞당길 것”이란 게 그의 예측이다.

AI와 로봇, ‘인류의 동반자’ 자리매김할 것

AI와 로봇이 인류를 풍요롭게 해줄 것이란 기대감 못지않게, 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존재하는 게 사실. 대표적인 것이 일자리 문제다. AI나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실업률이 높아질 것이란 공포다. 이에 대해 승 부사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지난 20여 년 간 주요 국가에서 일자리 감소의 주원인은 생산설비의 해외 이전이었다”면서 “1차 산업혁명 이후에도 일자리가 사라진 것만큼 새로운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전체 고용 감소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AI와 로봇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SF 영화에 등장하는 위협적인 로봇의 영향도 있다. 3년 전, 바둑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사람들은 인간이 AI의 지배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승 부사장은 “AI의 역량을 과대평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와 의료용 AI를 예로 들며 “의료계에서 AI의 머신러닝은 의사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학습이기 때문에, 실제 의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라면 AI도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AI가 부지불식 간에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결국 AI와 로봇은 인류와 함께 생활하는 도우미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란 게 승 부사장의 예측이다. 그는 “인류가 미래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지능화가 필요하다”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AI와 로봇을 발전 시켜, 더 편리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도록 AI를 둘러싼 모든 이들 간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1]사람 또는 동물 두뇌의 신경망에 착안하여 구현된 컴퓨팅 시스템의 총칭.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의 세부 방법론 중 하나로, 신경 세포인 뉴런(neuron)이 여러 개 연결된 망의 형태이다. (IT 용어 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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